변호사 칼럼 · 2026. 10. 26.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장, 혼자 쓸 때 빠뜨리기 쉬운 항목과 순서

보증금을 못 받은 임차인이 혼자 소장을 쓸 때 계약 종료 확인, 임차권등기명령, 청구취지·청구원인 작성, 동시이행 쟁점과 경매까지 순서대로 정리했다.

사진 Image Catalog, CC0(Openverse)

계약 만료일이 지났는데 집주인은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돌려준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이삿날은 잡혀 있고 새집 잔금도 치러야 한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마지막으로 꺼내 드는 것이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장이다.

이 소장은 형식만 보면 단순하다. 원고·피고, 청구취지, 청구원인, 증거 몇 장이 전부다. 그런데 혼자 쓰는 분들이 실제로 막히는 곳은 소장 칸이 아니라 그 앞뒤에 있다. 계약이 정말 끝났는지, 집을 비워도 되는지, 판결을 받은 뒤 무엇으로 돈을 받아낼지를 먼저 정리해 두어야 소장 한 장이 제 역할을 한다. 로페이퍼 서식 모음의 '소장(임대차보증금 반환 청구)'을 기준으로 순서대로 짚어 본다.

1. 소장을 쓰기 전에 확인할 두 가지

가. 계약이 끝났다는 사실부터 세운다

보증금 반환 청구는 임대차가 끝났다는 데서 출발한다. 기간이 만료됐다고 자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기간 끝나기 2개월 전까지 갱신하지 않겠다고 알리지 않으면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한 것으로 본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임대인이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거절 통지를 하지 않거나, 임차인이 2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않으면 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이미 묵시적으로 갱신된 상태라면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를 통지할 수 있지만, 그 효력은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생긴다(같은 법 제6조의2). 그래서 소장에는 "언제, 어떤 방법으로 갱신하지 않겠다고 알렸는지"가 날짜와 함께 들어가야 하고, 그 문자나 내용증명이 첫 번째 증거가 된다.

나. 이사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먼저 한다

새집으로 옮기면서 전입신고를 바꾸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흔들린다. 이를 막는 장치가 임차권등기명령이다. 임대차가 끝났는데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면 집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지원·시군법원에 신청할 수 있고, 등기가 마쳐지면 그 뒤에 주민등록을 옮겨도 이미 가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1항·제5항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으면 임차인은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등기를 마치면 그 뒤 대항요건을 잃어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우선변제권을 잃지 않는다.

순서가 중요하다. 신청만 하고 이사하면 안 되고, 등기사항증명서에 임차권등기가 올라간 것을 눈으로 확인한 뒤 짐을 빼야 한다. 신청과 등기에 든 비용은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으므로(같은 조 제8항) 영수증을 모아 두었다가 소장의 청구금액에 함께 넣으면 된다.

2. 서식 칸별로 무엇을 쓰나

가. 당사자와 법원

원고 칸에는 지금 실제로 우편을 받는 주소를 쓴다. 이미 이사했다면 새 주소다. 피고는 계약서상 임대인이고, 집이 공동명의라면 공유자 모두를 피고로 적는다. 소장은 피고 주소지 법원에 내는 것이 원칙이지만, 돈을 받을 사람이 사는 곳도 의무이행지가 되어 원고 주소지 법원에 낼 수 있다. 청구금액이 3,0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소액사건으로 처리되어 절차가 빠르고 송달료도 당사자 1인당 10회분만 미리 낸다.

나. 청구취지

서식의 청구취지는 "피고는 원고에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이다. 금액에는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잔액을 쓴다. 집주인이 일부를 이미 돌려줬거나 연체 차임을 빼기로 합의했다면 그 금액을 뺀 숫자를 써야 한다. 연 12%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와 그에 따른 법정이율 규정이 정한 이율로, 소장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부터 붙는다.

다. 청구원인

청구원인은 판사가 읽는 순서대로 쓴다. 계약 체결(날짜, 주소, 보증금, 기간), 보증금 지급, 종료 사유(만료와 갱신거절 통지, 또는 해지 통지와 3개월 경과), 집을 넘겨준 사실이나 임차권등기, 그리고 지금까지 받지 못했다는 사실. 문장마다 끝에 "(갑 제1호증)"처럼 증거 번호를 붙여 두면 보정명령을 받을 일이 줄어든다.

3. 법원이 자주 묻는 쟁점

가. 아직 살고 있다면 동시이행

임차인이 집을 비우지 않은 채 소송을 하면 집주인은 "집부터 넘겨받아야 돈을 주겠다"고 다툰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두 의무가 맞물려 있다고 본다.

대법원 1977. 9. 28. 선고 77다1241 전원합의체 판결

임대차기간이 만료되면 임차인의 목적물 명도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나머지) 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

그래서 계속 살고 있다면 청구취지를 "원고로부터 ○○ 주택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원을 지급하라"로 쓰는 편이 현실적이다. 판결 뒤 집을 넘겨주면서 돈을 받는 구조가 된다.

나. 임차권등기는 집주인이 먼저 돈을 줘야 지워진다

임차권등기를 해 두면 집주인이 "등기부터 지워 주면 돈을 주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다4529 판결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는 담보적 기능이 주목적이므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가 임차인의 임차권등기 말소의무보다 먼저 이행되어야 한다.

답변서에서 이런 주장이 나오면 준비서면에 이 판결을 그대로 적어 반박하면 된다.

4. 판결 뒤 돈을 받아내는 길

판결이 확정됐는데도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집을 경매에 넘길 수 있다. 보통 강제집행은 원고가 자기 의무를 먼저 이행하거나 이행을 제공해야 시작되지만, 보증금 반환 판결로 그 집을 경매 신청할 때는 이 요건이 필요 없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1항). 다만 경매 대금에서 실제로 돈을 받으려면 그때까지 집을 비워 매수인에게 넘겨야 한다(같은 조 제3항).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임차권등기가 이 단계에서 순위를 지켜 주는 근거가 된다.

다툼이 크지 않고 집주인이 돈만 미루는 경우라면 소장 대신 지급명령을 먼저 써 보는 것도 방법이다. 집주인이 2주 안에 이의를 하지 않으면 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고, 이의하면 그대로 소송으로 넘어간다.

5. 맺으며

보증금 반환 소송은 법리 다툼보다 날짜 싸움에 가깝다. 갱신거절을 언제 알렸는지, 임차권등기가 언제 됐는지, 언제 집을 넘겼는지가 청구취지와 지연손해금을 바꾼다. 소장을 쓰기 전에 계약서, 통지 문자, 등기사항증명서, 주민등록초본을 날짜 순으로 늘어놓고 한 줄씩 청구원인으로 옮겨 보길 권한다. 그 정도만 해도 혼자 쓴 소장이 법원에서 되돌아올 일은 크게 줄어든다.

(로페이퍼 · 신동우 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26.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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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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