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를 안 쓰면 돈은 거의 안 드는 것 아닌가요?" 혼자 소송을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말이다. 변호사 보수가 빠지는 것은 맞다. 그래도 법원에 내는 돈은 남는다. 소장에 붙이는 인지액과 상대방에게 서류를 보내는 데 쓰는 송달료다. 이 두 가지를 모르고 소장을 내면 법원에서 돈을 더 내라는 보정명령부터 받게 된다.
반대로 계산법을 알고 시작하면 쓸데없는 지출을 꽤 줄일 수 있다. 어떤 절차를 고르는지, 종이로 내는지 전자로 내는지, 중간에 어떻게 끝내는지에 따라 같은 사건도 비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는 청구 금액만 알면 누구나 계산할 수 있도록 순서대로 정리한다.
1. 법원에 내는 돈은 인지액과 송달료 두 가지다
가. 인지액은 청구 금액에 따라 정해진다
인지액은 일종의 재판 수수료다. 소장에 적은 청구 금액, 법률 용어로 소송목적의 값(소가)에 비율을 곱해 정한다. 1천만원 미만은 0.5%, 1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은 0.45%에 5천원을 더하고,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은 0.4%에 5만5천원을 더한다. 계산한 금액이 1천원보다 적으면 1천원을 내고, 100원 미만은 버린다.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 제1항·제2항소장에는 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정한 비율의 인지를 붙여야 하고, 계산액이 1천원 미만이면 1천원으로 하며 100원 미만은 계산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500만원을 청구하면 2만5천원, 1천만원이면 5만원, 3천만원이면 14만원이다.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함께 청구하더라도 원금만 소가에 넣는 것이 원칙이므로(민사소송법 제27조 제2항), 소가란에는 원금을 적으면 된다.
나. 송달료는 미리 맡기고 남으면 돌려받는다
송달료는 법원이 소장 부본, 변론기일 통지서, 판결문 같은 서류를 당사자에게 보내는 우편 비용이다. 2026. 7. 1.부터 1회분이 5,640원이고, 사건 종류마다 당사자 1명당 몇 회분을 미리 내는지가 정해져 있다. 소액사건은 10회분, 일반 단독·합의사건은 15회분, 지급명령은 6회분, 민사조정은 5회분, 항소사건은 12회분이다.
원고 1명과 피고 1명인 소액사건이라면 5,640원에 10회분, 2명을 곱해 112,800원을 맡긴다. 송달료는 수수료가 아니라 예치금이어서 사건이 끝나고 쓰고 남은 돈은 신청할 때 적은 환급 계좌로 돌아온다. 피고를 여러 명 넣으면 그만큼 늘어나니, 꼭 필요한 사람만 피고로 정하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첫걸음이다.
2. 같은 사건도 절차와 제출 방식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가. 지급명령은 10분의 1, 항소는 1.5배
상대방이 빚 자체는 다투지 않을 것 같다면 소송보다 지급명령이 훨씬 싸다. 지급명령신청서의 인지액은 소장 인지액의 10분의 1이다. 1천만원을 청구하면 소장은 5만원이지만 지급명령은 5천원이다. 화해신청서는 5분의 1이다.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3조, 제7조 제2항·제3항항소장에는 소장 인지액의 1.5배, 지급명령신청서에는 10분의 1의 인지를 붙이고, 지급명령 이의로 소송이 되면 소장 인지액에서 이미 낸 금액을 뺀 차액을 보정해야 한다.
다만 상대방이 2주 안에 이의를 내면 사건은 소송으로 넘어가고, 이때 차액을 더 내야 한다. 1천만원 사건이라면 5만원에서 이미 낸 5천원을 뺀 4만5천원이다. 처음부터 소송을 했을 때보다 손해 보는 돈은 없으니, 다툼이 확실하지 않으면 지급명령부터 해 보는 편이 낫다. 1심에서 지고 항소하면 항소장에는 1심 인지액의 1.5배를 붙인다.
나. 전자소송으로 내면 인지액이 10% 줄어든다
전자소송포털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전자소송에 동의한 뒤 소장을 전자문서로 내면 인지액의 10분의 9만 낸다. 1천만원 소장이면 5만원이 아니라 4만5천원이다. 이 감액은 항소장, 지급명령신청서, 각종 신청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16조등록사용자로서 전자소송 진행에 동의한 사람이 전자문서로 제출하는 소장에는 인지액의 10분의 9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인다.
전자소송은 인지액과 송달료를 가상계좌나 카드로 바로 낼 수 있고, 상대방 서면도 바로 열어 볼 수 있다. 다만 전자송달 문서를 열어 보지 않아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송달된 것으로 처리되므로 알림 설정은 꼭 해 두어야 한다.
3. 비용을 덜 내거나 잘못 냈을 때
가. 인지가 모자라면 보정명령이 온다
인지액을 덜 내면 소장이 바로 각하되지는 않는다. 재판장이 기간을 정해 부족한 인지를 내라는 보정명령을 한다. 그런데 이 기간 안에 내지 않으면 소장 자체가 각하된다. 보정명령서에는 낼 금액과 기한이 적혀 있으니 받는 즉시 납부하고, 납부 영수증을 붙인 보정서를 함께 내는 것이 안전하다.
민사소송법 제254조 제1항·제2항소장에 법률에 따른 인지를 붙이지 않은 경우 재판장은 기간을 정해 보정을 명하고, 원고가 그 기간 안에 보정하지 않으면 명령으로 소장을 각하해야 한다.
송달료도 마찬가지다. 사건이 길어져 미리 낸 송달료가 바닥나면 법원이 추가 납부를 요구한다. 법원은 비용을 미리 내지 않으면 그 소송행위를 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민사소송법 제116조), 이 안내도 기한 안에 처리해야 재판이 멈추지 않는다.
나. 중간에 끝나면 인지액 일부를 돌려받는다
소송이 판결까지 가지 않고 끝나면 낸 인지액의 절반을 돌려받을 수 있다. 변론종결 전에 소를 취하한 경우, 재판상 화해나 조정이 성립한 경우, 상대방이 청구를 인낙한 경우 등이다. 다만 절반이 10만원보다 적으면 인지액에서 10만원을 뺀 금액만 돌려준다.
그래서 소액 사건은 돌려받을 돈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인지액 5만원이면 환급액이 없고, 14만원이면 4만원을 돌려받는다. 환급은 사유가 생긴 날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하고 저절로 돌아오지 않으므로, 조정이 성립했다면 해당 법원에 인지액 환급청구를 따로 해야 한다(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14조).
다. 돈이 없으면 소송구조를 신청한다
인지액과 송달료를 낼 형편이 안 되면 소송구조를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이 받아들이면 비용 납부를 미룬 채 재판을 진행한다. 신청서에는 자금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정을 소명해야 하므로 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나 소득 자료를 붙인다. 패소할 것이 분명한 사건은 구조를 받을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 둘 일이다.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제3항법원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소송구조를 할 수 있으나 패소할 것이 분명한 경우는 제외하며, 신청인은 구조 사유를 소명해야 한다.
4. 이기면 비용을 상대방에게 받을 수 있다
가. 소송비용은 진 쪽이 낸다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민사소송법 제98조). 그래서 소장의 청구취지 마지막 줄에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라고 적는다. 판결 주문에도 소송비용을 누가 낼지가 함께 나온다. 일부만 이기면 법원이 비율을 나누어 정한다.
나. 금액은 소송비용액확정 신청으로 정한다
판결 주문은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라고만 하고 구체적인 금액을 적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받으려면 판결이 확정된 뒤 제1심 법원에 소송비용액확정결정을 신청해야 한다. 이때 비용계산서와 그 등본, 인지액·송달료 납부 영수증 같은 소명 자료를 함께 낸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1항·제2항소송비용 부담 재판에서 액수가 정해지지 않은 경우 제1심 법원은 재판 확정 뒤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그 액수를 확정하며, 신청인은 비용계산서와 소명 서면을 내야 한다.
이 결정을 받아 두어야 상대방이 비용을 주지 않을 때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영수증은 소송을 시작하는 날부터 한곳에 모아 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5. 맺으며
나홀로소송의 비용은 생각보다 계산이 단순하다. 청구 금액에 비율을 곱한 인지액, 1회분 5,640원에 횟수와 사람 수를 곱한 송달료가 전부다. 여기에 지급명령은 10분의 1, 전자소송은 10분의 9, 항소는 1.5배라는 세 가지 숫자만 기억해도 대부분의 사건을 미리 계산할 수 있다.
로페이퍼의 인지액·송달료 계산기에 청구 금액과 절차를 넣으면 같은 방식으로 금액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법원이 정한 금액이 최종 기준이니 접수 단계에서 전자소송포털이 보여 주는 금액과 한 번 더 맞춰 보면 된다. 비용을 정확히 알고 시작하는 것이 보정명령 없이 첫 단추를 끼우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로페이퍼 · 신동우 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25.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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