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 2026. 10. 24.

몸캠피싱 고소장 작성법, 증거 정리 순서와 범죄사실 쓰는 법

몸캠피싱 고소장을 혼자 쓸 때 증거 정리 순서, 죄명과 범죄사실 칸 작성법, 무고 주의, 사법경찰관 제출과 3개월 송치·불송치 이의신청까지 정리했다.

사진 Thomas Lefebvre, CC0(StockSnap)

"연락처 다 저장했다. 한 시간 안에 안 보내면 가족한테 먼저 보낸다." 영상통화가 끊기자마자 이런 메시지가 오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몸캠피싱 피해자 대부분이 여기서 두 갈래 중 하나를 고른다. 돈을 보내거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휴대폰을 꺼 버리거나. 어느 쪽도 상대가 바라는 결과다.

고소장은 내 잘못을 고백하는 문서가 아니다. 범죄를 당했다고 수사기관에 알리고 처벌을 구하는 문서다. 영상통화에 응한 것은 죄가 아니고, 그 영상으로 사람을 협박하고 돈을 뜯어낸 것이 죄다. 그런데 막상 쓰려고 하면 무슨 죄명을 적어야 하는지, 상대 이름도 모르는데 피고소인 칸을 어떻게 채우는지, 영상이 정말 있는지도 모르는데 고소가 되는지 막막하다.

이 글은 몸캠피싱 고소장을 변호사 없이 쓸 때 증거 정리 순서, 범죄사실 칸 채우는 법, 제출처를 2026년 10월 2일 시행 형사소송법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다. 로페이퍼 서식 모음의 고소장 양식을 옆에 두고 읽으면 바로 옮겨 적을 수 있다.

1. 몸캠피싱은 어떤 죄인가

가.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과 강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촬영물로 사람을 협박하면 형법의 협박죄가 아니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먼저 적용된다. 법정형이 다르다. 형법 제283조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촬영물 이용 협박은 벌금형이 없고 징역 1년 이상부터 시작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제2항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그 협박으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영상을 캡처한 화면만 보여 줬을 뿐 실제로 녹화가 됐는지는 모르겠다"는 피해자가 많다. 이 점은 고소를 망설일 이유가 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상대가 촬영물을 직접 들이밀지 않았어도, 협박 당시 그 촬영물을 가지고 있거나 유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어도 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도17896 판결

실제로 촬영된 바 있는 촬영물을 수단으로 삼아 유포 가능성 같은 해악을 고지했다면 촬영물 이용 협박죄가 성립하고, 반드시 촬영물을 피해자에게 직접 제시하거나 협박 당시 이를 소지·유포할 수 있는 상태일 필요는 없다.

나. 돈을 보냈다면 공갈죄가 더해진다

협박에 못 이겨 송금했다면 형법 제350조 공갈죄가 따로 성립한다.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은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돈을 보내지 않았어도 요구한 사실 자체는 공갈미수가 되므로, 송금 여부와 상관없이 "얼마를 언제까지 보내라"고 한 메시지는 전부 범죄사실에 들어간다.

다. 이미 퍼졌다면 반포죄까지

상대가 실제로 지인에게 영상을 보냈다면 같은 법 제14조 제2항이 적용된다. 이 조항은 촬영 당시에는 본인 의사에 반하지 않았던 영상, 즉 스스로 찍은 영상이라도 사후에 본인 의사에 반하여 반포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영상을 내가 찍었다는 사실이 상대의 죄를 덜어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2. 고소장을 쓰기 전에 증거부터 순서대로

가. 지우지 말고 전부 남긴다

가장 흔한 실수가 수치심 때문에 대화방을 나가거나 앱을 삭제하는 것이다. 대화방을 나가면 상대를 특정할 실마리가 함께 사라진다. 대화는 처음 접근한 순간부터 마지막 메시지까지 상대 아이디, 날짜, 시각이 보이게 캡처한다. 영상통화 기록, 송금 내역, 상대가 설치하라고 보낸 파일의 이름과 링크도 캡처한다. 그 파일은 실행하지 말되 지우지도 않는다. 수사기관이 분석할 증거다.

나. 상대를 특정할 정보를 모은다

피고소인의 실명을 몰라도 고소는 된다. 대신 알고 있는 것을 전부 적어야 수사가 빨라진다. 앱 아이디와 닉네임, 전화번호, 송금을 요구한 계좌번호와 예금주, 가상자산 지갑 주소, 상대가 보낸 링크 주소, 통화한 시각이 그것이다. 상대가 "네 지인 ○○○에게 보내겠다"며 보여 준 연락처 목록 화면도 협박의 증거이므로 캡처해 둔다.

다. 시간순 표를 먼저 만든다

글로 쓰기 전에 날짜, 시각, 상대가 한 행위, 그 증거의 번호를 한 줄씩 적은 표를 만들어 두면 범죄사실이 저절로 정리된다. 이 표가 고소장의 뼈대이고, 고소인 조사를 받을 때도 그대로 들고 가면 된다.

3. 고소장 칸별 작성법

가. 고소인과 피고소인

고소인 칸에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를 쓴다. 피고소인 칸은 "성명불상"이라 쓰고 그 아래에 2절 나항에서 모은 정보를 전부 적는다. 상대가 여러 명으로 보이면 "성명불상자 2인"처럼 쓰고 각자의 아이디를 구분해 적는다.

나. 고소취지와 죄명

고소취지는 한 문장이다. "고소인은 피고소인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 및 공갈죄로 고소하오니 처벌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죄명을 정확히 맞추지 못해도 고소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수사기관은 신고된 사실관계를 보고 죄명을 바로잡는다.

다. 범죄사실은 사실만, 협박 문구는 그대로

범죄사실은 "피고소인은 ~하였다"는 평서문으로, 날짜순으로 쓴다. 예를 들면 이렇다. "피고소인은 2026. 10. ○. 22:10경 ○○ 앱에서 고소인에게 접근하여 영상통화를 유도하고 고소인의 신체가 노출된 장면을 녹화하였다. 피고소인은 같은 날 22:40경 고소인에게 '연락처 다 저장했다, 한 시간 안에 15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에게 영상을 보내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협박하였고, 이에 겁을 먹은 고소인으로부터 같은 날 23:05경 ○○은행 계좌로 150만원을 송금받았다."

협박 문구는 요약하지 말고 따옴표 안에 그대로 옮긴다. 수사관이 "협박이 있었다"는 결론이 아니라 협박의 내용 자체를 보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억울함, 분노, 상대에 대한 평가는 범죄사실에 넣지 않고 다음 칸인 고소이유로 보낸다.

라. 고소이유, 증거자료, 관련사건

고소이유에는 피해 뒤의 경과를 쓴다. 송금 뒤에도 추가 요구가 이어졌는지, 유포가 실제로 있었는지, 그로 인한 피해가 무엇인지 적는다. 증거자료는 1번부터 번호를 붙여 목록으로 적고 캡처 출력물에 같은 번호를 쓴다. 관련사건 칸에는 같은 내용으로 다른 수사기관에 낸 고소가 있는지,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 이미 신고했는지를 사실대로 적는다.

마지막으로 무고 주의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을 형사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송금액을 부풀리거나 없었던 협박 문구를 보태는 순간 피해자가 피의자가 된다. 사실만 써도 처벌에는 부족함이 없다.

4. 어디에 내고, 그다음은

가. 제출처는 사법경찰관

2026년 10월 2일부터 고소와 고발은 사법경찰관에게 한다. 검사에게 내는 것이 아니고, 새로 생긴 공소청은 수사를 하지 않으므로 고소장을 받지 않는다. 인터넷에 남아 있는 옛 서식의 수신처는 쓰지 말고 "○○경찰서장 귀하"로 쓴다.

형사소송법 제237조 제1항

고소 또는 고발은 서면 또는 구술로써 사법경찰관에게 하여야 한다.

몸캠피싱은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으로 접수하거나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에 직접 낸다. 범죄지, 피고소인 주소지, 고소인 주소지 어느 경찰서에 내도 접수되고 필요하면 관할 경찰서로 이송된다. 고소에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 접수증은 반드시 받아 둔다.

나. 3개월 안에 송치 여부가 정해진다

사법경찰관은 고소를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38조). 혐의가 인정되면 검사에게 송치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유를 적은 서면으로 결과를 통지한다.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면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그 사법경찰관이 속한 관서의 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이 있으면 사건은 검사에게 송치된다(제245조의7). 로페이퍼 서식 모음에 불송치 결정 이의신청서 양식이 있다.

다. 고소와 같이 해야 할 일

영상이 퍼지는 것을 막는 일은 고소와 별개로 바로 시작한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요청하면 유포된 영상의 삭제를 지원받을 수 있다. 상대에게 돈을 더 보내는 것은 유포를 막는 방법이 아니다. 보낸 돈은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하거나 상대가 특정된 뒤 민사로 청구하는 길이 있다.

5. 고소장은 빨리 쓸수록 쉬워진다

몸캠피싱 고소장이 어려운 이유는 법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피해자가 숨고 싶어서다. 하지만 증거는 시간이 갈수록 사라진다. 대화를 나가지 않고, 송금 내역과 협박 문구를 그대로 남기고, 시간순 표 한 장을 만들면 고소장의 절반은 끝난다.

범죄사실 칸에는 상대가 한 일만 적고, 내 감정은 고소이유로 보내고, 수신처는 경찰서장으로 쓴다. 영상통화에 응한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니고, 그 영상으로 돈을 요구한 쪽이 1년 이상의 징역을 받는 범죄자다. 이 순서대로 로페이퍼의 고소장 양식을 채우면, 변호사 없이도 수사관이 바로 읽고 움직일 수 있는 고소장이 나온다.

(로페이퍼 · 신동우 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24.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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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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