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 2026. 10. 22.

소장을 받았다면 30일 안에 답변서, 무변론판결을 피하는 법

법원에서 소장 부본을 받은 피고가 30일 안에 낼 답변서의 칸별 작성법과 무변론판결·자백간주, 이행권고결정 2주·항소 2주 기한을 정리했다.

사진 Daria Nepriakhina, CC0(StockSnap)

우편함에 법원 마크가 찍힌 누런 봉투가 꽂혀 있다. 열어 보니 맨 위에 '소장 부본'이라고 적혀 있고, 그 뒤로 '답변서 제출 안내'라는 종이가 한 장 더 붙어 있다. 대부분은 여기서 두 갈래로 나뉜다. 겁이 나서 봉투를 서랍에 넣어 두는 사람, 그리고 "억울하면 재판 날 가서 말하면 되겠지" 하고 기다리는 사람이다.

두 경우 모두 결과가 같을 수 있다. 재판 날짜는 오지 않고, 몇 주 뒤 판결문이 먼저 도착한다. 민사소송에서 피고가 아무 서면도 내지 않으면 법원은 변론을 열지 않고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는 판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소장을 받은 피고가 혼자서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한다.

1. 30일이라는 숫자의 의미

가. 기한은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소장 부본을 받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려면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야 한다. 법원은 소장 부본을 보낼 때 이 사실을 함께 알려 주도록 되어 있고, 봉투 안의 '답변서 제출 안내'가 바로 그 통지다.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에는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공시송달로 송달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기간 계산은 민사소송법 제170조에 따라 민법을 따른다. 송달받은 날은 빼고 그다음 날부터 30일을 센다. 가족이나 동거인이 대신 받았다면 그 사람이 받은 날이 기준이 되므로, 집에 법원 우편이 왔다는 말을 들었다면 날짜부터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나. 전자소송이라면 1주 뒤 자동으로 시작된다

전자소송에 동의한 사람은 우편 대신 전자소송포털에 송달문서가 올라오고 문자나 이메일로 알림이 간다. 이때는 문서를 열어 보지 않아도 통지한 날부터 1주가 지나면 송달된 것으로 본다. 알림을 무시하고 있으면 열어 보지도 않은 소장의 30일이 이미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2.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생기는 일

가. 변론 없이 원고가 이긴다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법원은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다만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피고가 청구를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흔히 무변론판결이라고 부르는 제도다. 같은 조 제3항은 법원이 소장 부본을 보낼 때 판결 선고기일을 미리 함께 알릴 수 있다고 정한다. 그래서 봉투 안에 '변론기일'이 아니라 '선고기일'이 적혀 있는 경우가 있다. 그날 법정에 가서 사정을 말하면 되는 날이 아니라, 판결을 선고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나. 30일을 넘겼어도 선고 전이면 늦지 않다

제257조 제1항 단서가 중요하다. 30일이 지났더라도 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청구를 다투는 답변서를 내면 법원은 무변론판결을 할 수 없고 변론기일을 잡아야 한다. 기한을 놓쳤다고 포기할 일이 아니라, 알게 된 그날 바로 답변서를 내야 하는 이유다. 반대로 원고 주장을 모두 인정하는 답변서만 내고 따로 항변하지 않으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역시 변론 없이 판결이 나올 수 있다.

3. 답변서에는 무엇을 써야 하나

가.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

민사소송규칙 제65조는 답변서에 청구의 취지에 대한 답변, 소장에 적힌 개개의 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 항변과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 사실, 그 증거방법을 적도록 한다. 첫 칸인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은 관용 문구로 쓴다.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라는 판결을 구합니다." 일부만 다툰다면 "원고의 청구 중 ○○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기각한다"처럼 다투는 범위를 숫자로 적는다.

나. 청구원인에 대한 답변은 문장마다

다음 칸이 핵심이다. 소장의 청구원인을 한 문장씩 읽으면서 맞는 것은 인정하고, 틀린 것은 부인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적는다.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2항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사실은 다툰 것으로 추정한다. "원고 주장은 모두 거짓입니다"처럼 뭉뚱그리면 무엇을 다투는지 알 수 없어 재판장이 방식에 맞는 답변서를 다시 내라고 촉구할 수 있다.

다. 항변과 증거는 따로

"돈을 빌린 것은 맞지만 이미 갚았다", "10년이 지나 시효로 소멸했다"는 부인이 아니라 항변이다. 항변은 피고가 증명해야 하므로 송금내역, 영수증, 문자메시지 같은 증거를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순서로 번호를 붙여 사본을 함께 낸다. 규칙 제65조 제2항도 중요한 서증의 사본을 첨부하도록 한다. 로페이퍼 서식 모음의 답변서 서식에 이 칸들이 순서대로 나뉘어 있으니 그대로 채워 나가면 된다.

4. 한 번 다퉜다고 끝이 아니다

가. 서면을 낸 뒤에도 기일마다 다퉈야 한다

답변서를 냈다고 소송이 저절로 피고 편이 되지는 않는다.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상대방의 새 주장에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면, 그 주장을 자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150조 제1항과 제3항이 정한 자백간주다. 대법원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다211273 판결

피고들이 제1심에서 채무 사실을 부인했더라도, 항소심에서 원고가 바꾼 청구원인을 송달받고 기일에 출석하지 않고 서면도 내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해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원고가 준비서면으로 새 주장을 내면 그때마다 반박하는 준비서면을 내고, 기일에는 출석하는 것이 기본이다.

나. 소액사건 이행권고결정은 2주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 원 이하인 금전 청구, 곧 소액사건에서는 소장 대신 '이행권고결정'이 먼저 오는 경우가 많다. 이 결정은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4, 제5조의7). 2주는 불변기간이어서 판결 선고 전까지 낼 수 있는 답변서와 달리 지나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다. 이의신청을 하면 원고가 주장한 사실을 다툰 것으로 보고 법원이 변론기일을 잡는다.

다. 판결이 이미 나왔다면

무변론판결을 받았다면 판결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항소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96조). 이 기간도 불변기간이다.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안에 추후보완 항소를 할 수 있다(제173조). 어느 쪽이든 날짜가 짧으니 판결문을 받은 날을 달력에 바로 적어 두어야 한다.

5. 맺으며

소장을 받은 피고가 할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송달받은 날을 확인하고,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고, 그 뒤로는 기일마다 출석해 다투는 것이다. 답변서는 인지를 붙이지 않아도 되고, 전자소송포털에서는 서류제출, 민사서류, 민사본안 순서로 들어가 답변서를 골라 바로 낼 수 있다. 소송에서 가장 비싼 대가는 봉투를 열지 않은 채 보낸 30일에서 나온다.

(로페이퍼 · 신동우 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22.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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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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