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을 내고 몇 주가 지나면 법원에서 서류가 한 장 온다. 제목은 주소보정명령, 내용은 피고에게 소장 부본을 보냈으나 '폐문부재'나 '이사불명'으로 전달되지 않았으니 정해진 기간 안에 주소를 고쳐 내라는 것이다. 혼자 소송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멈춰 서는 곳이 바로 여기다. 청구원인을 아무리 잘 써도 상대방이 소장을 받지 못하면 재판은 시작되지 않는다.
상대방의 연락이 끊겼거나 이사 간 곳을 모른다고 해서 소송을 포기할 일은 아니다. 법은 주소를 찾는 길과, 끝내 찾지 못했을 때 쓰는 마지막 방법인 공시송달을 함께 마련해 두었다. 다만 순서를 건너뛰면 보정을 되풀이하다 시간만 쓰거나, 기간을 넘겨 소장이 각하되는 일이 생긴다. 주소보정명령을 받은 날부터 공시송달로 판결을 받기까지의 순서를 정리한다.
1. 주소보정명령을 가볍게 넘기면 안 되는 이유
가. 기간 안에 보정하지 않으면 소장이 각하된다
소장 부본이 송달되지 않으면 법원은 소장에 흠이 있을 때와 같은 절차를 밟는다. 민사소송법 제255조 제2항이 소장심사에 관한 제254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를 준용하기 때문이다. 재판장은 기간을 정해 보정을 명하고, 그 기간 안에 보정하지 않으면 명령으로 소장을 각하한다.
민사소송법 제254조 제1항·제2항(제255조 제2항에 따라 준용)재판장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흠을 보정하도록 명하여야 하고, 원고가 그 기간 안에 보정하지 않으면 명령으로 소장을 각하하여야 한다.
보정기간은 명령서에 날짜로 적혀 온다. 전자소송으로 진행 중이라면 전자소송포털에 보정명령이 등록되고 알림이 오므로, 알림을 놓치지 않도록 휴대전화 번호와 전자우편을 정확히 등록해 두어야 한다. 기간 안에 주소를 찾기 어렵다면 각하를 기다리지 말고 기간 연장을 구하는 신청서를 먼저 내는 편이 안전하다.
나. 송달불능 사유부터 읽는다
명령서나 송달보고서에 적힌 사유에 따라 할 일이 다르다. '폐문부재'는 주소는 맞는데 집에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고, '수취인불명'이나 '이사불명'은 그 주소에 상대방이 살지 않는다는 뜻이다. 앞의 경우는 같은 주소로 다시 보내되 방법을 바꾸면 되고, 뒤의 경우는 새 주소를 찾아야 한다. 이 구분 없이 같은 주소로 재송달만 신청하면 같은 결과가 되풀이된다.
2. 상대방 주소를 찾는 방법
가. 보정명령서를 들고 주민센터에 간다
주민등록표 초본은 원래 본인이나 세대원만 뗄 수 있지만, 주민등록법 제29조 제2항 제2호는 관계 법령에 따른 소송 수행상 필요한 경우를 예외로 둔다. 실무에서는 법원의 주소보정명령서와 신분증을 가지고 가까운 주민센터에 가서 상대방의 주민등록표 초본을 신청한다. 초본에는 주소 변동 이력이 나오므로 가장 최근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조 제5항에 따라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으면 발급이 거부될 수 있고,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열람 제한이 걸린 경우도 있다.
나.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를 모를 때는 사실조회를 신청한다
전화번호나 계좌번호만 아는 경우에는 초본을 뗄 수 없다. 이때는 법원에 통신사나 은행을 상대로 한 사실조회를 신청한다. 민사소송법 제294조는 법원이 공공기관이나 단체 등에 업무상 필요한 조사를 촉탁할 수 있다고 정한다. 회신으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가 확인되면 당사자표시정정신청서와 함께 주소보정서를 낸다. 로페이퍼 서식 모음에 있는 당사자표시정정신청서를 이 단계에서 쓰면 된다.
3. 주소보정서 칸마다 쓰는 법
가. 주소가 바뀌었는지부터 고른다
주소보정서는 크게 주소 변동이 없는 경우와 있는 경우로 나뉜다. 초본을 떼어 보니 주소가 그대로라면 주소 변동 없음에 표시하고 재송달을 신청한다. 새 주소가 나왔다면 주소 변동 있음에 표시하고 새 주소를 도로명주소로 정확히 적는다. 동·호수를 빠뜨리면 다시 송달불능이 되므로 초본에 적힌 그대로 옮긴다. 발급받은 초본은 보정서에 첨부한다.
나. 폐문부재라면 송달 방법을 바꾼다
같은 주소인데 낮에 사람이 없다면 집행관이 직접 찾아가는 특별송달을 신청할 수 있다. 직장인이라 평일 낮에 집에 없는 상대방이라면 야간이나 휴일 송달을 고른다. 민사소송법 제190조는 당사자의 신청이 있으면 공휴일이나 해뜨기 전, 해진 뒤에도 집행관 등이 송달할 수 있다고 정한다. 특별송달은 집행관 수수료를 따로 예납해야 하므로 법원 안내에 따라 비용을 내고 영수증을 챙긴다.
다. 지급명령이었다면 소제기신청을 검토한다
지급명령은 공시송달로 보낼 수 없다. 민사소송법 제462조 단서는 대한민국에서 공시송달 외의 방법으로 송달할 수 있는 경우에만 지급명령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그래서 지급명령 단계에서 주소보정명령을 받았다면, 제466조 제1항에 따라 소제기신청을 해 통상의 소송으로 옮긴 뒤 그 절차에서 공시송달을 구하는 것이 순서다. 소송으로 옮겨지면 인지액 차액을 더 내야 한다.
4. 공시송달 신청과 그 이후
가. 요건과 소명자료
공시송달은 상대방의 주소와 근무장소를 알 수 없을 때 쓰는 마지막 방법이다. 법원사무관등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으로 하고, 신청할 때는 그 사유를 소명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94조 제1항·제2항당사자의 주소등 또는 근무장소를 알 수 없는 경우 공시송달을 할 수 있고, 신청에는 그 사유를 소명하여야 한다.
소명자료로는 최근 발급받은 주민등록표 초본, 집행관 특별송달이 불능된 송달보고서, 통장이나 관리사무소에서 받은 불거주 확인서 등이 쓰인다. 주소를 찾으려고 무엇을 했는지가 서면에 드러나야 한다. 초본상 주소로 한 번도 특별송달을 시도하지 않고 곧바로 공시송달을 신청하면 다시 보정을 명받기 쉽다.
나. 효력은 2주 뒤에 생기고, 자백간주는 없다
공시송달은 법원게시판 게시 등의 방법으로 하고(제195조), 첫 공시송달은 실시한 날부터 2주가 지나야 효력이 생긴다. 같은 당사자에게 하는 그 뒤의 공시송달은 실시한 다음 날부터 효력이 생긴다(제196조 제1항). 이 기간은 줄일 수 없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피고가 답변서를 내지 않고 출석하지 않아도, 공시송달로 기일통지를 받은 경우에는 자백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제150조 제3항 단서). 그래서 원고는 청구원인 사실을 증거로 증명해야 한다. 차용증, 계좌이체 내역, 문자메시지처럼 갑 제○호증으로 낼 증거를 빠짐없이 준비해 첫 기일에 제출해야 판결을 받을 수 있다.
다. 상대방이 뒤늦게 나타나면
공시송달로 판결이 확정된 뒤 상대방이 이를 알게 되면 추후보완으로 다툴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불변기간을 지키지 못한 당사자가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안에 소송행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정한다.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2다265772, 265789 판결판결정본 등이 공시송달로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실 없이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고, '사유가 없어진 때'란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때가 아니라 공시송달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를 말한다.
원고로서는 공시송달 신청 때 주소를 찾으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고 자료를 남겨 두어야 나중에 절차가 뒤집힐 위험이 줄어든다. 반대로 모르는 사이에 판결을 받은 피고라면 판결정본을 받거나 기록을 열람한 날부터 2주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5. 맺으며
송달은 소송의 출발선이다. 주소보정명령을 받으면 먼저 송달불능 사유를 읽고, 초본이나 사실조회로 주소를 찾고, 같은 주소라면 송달 방법을 바꾸고, 그래도 안 될 때 자료를 갖춰 공시송달을 신청한다. 이 순서만 지켜도 보정명령을 몇 번씩 받거나 각하되는 일은 대부분 피할 수 있다. 공시송달로 가는 사건은 자백간주가 없으니 증거 준비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면 좋겠다.
(로페이퍼 · 신동우 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2.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다른 칼럼
고발장 예시, 고소장과 다른 점과 칸별로 쓰는 순서
피해자가 아니어도 낼 수 있는 고발장. 고소장과 무엇이 다른지, 칸마다 무엇을 쓰고 어디에 내는지, 무고를 피하는 선까지 정리했다.
칼럼 읽기 →변호사 칼럼 · 2026. 10. 31.전자소송으로 소장 내는 순서,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전자소송포털 사용자등록과 인증서, 소장 작성·입증서류·결제 순서, 인지 10% 감액, 확인하지 않아도 1주 뒤 송달되는 전자송달까지 혼자 하는
칼럼 읽기 →변호사 칼럼 · 2026. 10. 30.개명허가 신청서, 혼자 낼 때 사유 쓰는 법과 허가 후 1개월 신고
개명허가 기준(대법원 2005스26), 신청서 칸별 작성법과 인명용 한자, 첨부서류·비용, 허가 뒤 1개월 안 개명신고와 과태료를 정리했다.
칼럼 읽기 →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1. 2.